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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상담 영상통화 콜센터 (접근성, 영상전화, 개인정보)

by newest24 2026. 6. 15.

솔직히 저는 이 서비스가 생기기 전까지 청각장애인이 은행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끝나는 일들을 당연하게 여겼던 거죠. 수어상담 영상통화 콜센터를 처음 알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왜 이제야 생겼지?"였습니다. 청각·언어장애인이 은행, 카드사,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 조회·변경 같은 민감한 업무를 수어로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접근성 장벽,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접근성(Accessibility)이란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서비스나 시설을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전화 상담은 청각·언어장애인에게 접근성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채널이었습니다.

장애인 관련 커뮤니티 글들을 찾아보면, 카드 분실 신고 하나를 처리하려고 가족을 대동해서 지점을 직접 방문했다는 사례가 꽤 자주 등장합니다. 제가 직접 읽어봤을 때 처음엔 "그 정도야?" 싶었는데,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전화 ARS조차 이용이 불가능하고, 인터넷뱅킹으로 처리할 수 없는 업무는 반드시 유선 상담이나 방문이 필요한 구조니까요.

국내 등록 청각장애인 수는 약 39만 명에 달합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장애인통계). 이 숫자가 매번 전화 대신 직접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는 현실은, 서비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문제는 당사자가 아니면 잘 보이지 않는데, 이번에 이 서비스를 들여다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큰 장벽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영상통화로 수어 직접 상담, 핵심은 '본인이 직접'

이 서비스의 핵심은 수어통역 중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어통역 중계 서비스(VRS, Video Relay Service)란 통역사가 중간에서 청각장애인과 일반인 사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방식입니다. 편리하긴 하지만, 개인정보가 오가는 금융 상담에서는 제삼자가 개입된다는 점이 개인정보보호법상 문제가 됩니다.

반면 이 영상통화 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이 기관 상담원과 직접 영상통화를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개인정보 조회나 변경 업무를 수어로 직접 처리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단순한 편의를 넘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타인의 도움 없이 본인의 금융 정보를 직접 다룰 수 있다는 건, 자립성과 정보 주권 측면에서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현재 서비스가 운영되는 기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 카드사: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 공공기관: 보건복지부 콜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인권위원회, 107 손말이음센터, 정부민원콜센터(110)
  • 기타: 삼성화재보험, 인천국제공항, 서울대학교병원, CJ오쇼핑, KT 등

각 기관마다 070으로 시작하는 전용 영상전화번호가 부여되어 있으며, 일부 기관은 기존 대표번호에서 영상통화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도 연결됩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수어상담, 왜 연결되는가

개인정보보호법(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이란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제공·관리에 관한 기준을 정해 정보 주체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입니다. 금융 상담에서 계좌번호,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같은 민감 정보를 다룰 때는 이 법에 따라 제삼자 제공이 엄격히 제한됩니다.

기존 수어통역 서비스가 금융 업무에 활용되기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법적 제약입니다. 통역사가 중간에 개입하는 순간, 그 통역사도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제3자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서비스는 통역사 없이 기관 상담원이 직접 수어 능력을 갖추거나, 수어 상담 전문 인력이 기관 내부에서 직접 응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 부분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히 영상통화를 열어두는 수준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과의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설계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애인 접근성 확대가 법적 규제와 충돌하지 않도록 구조 자체를 바꾼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장애 유무,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나 환경을 설계하는 개념입니다. 이 서비스는 그런 방향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봅니다(출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아직 갈 길이 멀다, 확대가 필요한 이유

이 서비스가 의미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제가 직접 목록을 살펴보면서 아쉬움이 먼저 들었습니다. 지원 기관이 20여 곳에 불과하고, 생활과 밀접한 통신사나 보험사, 지방자치단체 민원 창구 대부분은 아직 빠져 있습니다. 전국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서비스라기보다는, 아직 '일부에게만 열린 문'에 가깝습니다.

서비스 인지도 문제도 큽니다. 저조차도 이걸 복지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다가 우연히 알게 됐는데, 실제 필요한 당사자들이 얼마나 이 서비스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영상전화번호도 기관마다 제각각이고, 통합된 안내 창구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이런 정책은 선택적으로 운영되는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행정 서비스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장차법)이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정당한 편의 제공을 의무화하는 법률로,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은 이 법에 따라 장애인 접근성 확보 의무를 집니다. 이 서비스의 확대는 선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 의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한국농아인협회 부산광역시협회(051-635-3746)에 문의하거나, 각 기관의 영상전화번호로 직접 연결하면 됩니다.

정리하면, 수어상담 영상통화 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이 금융과 행정의 문턱을 스스로 넘을 수 있게 해주는 실질적인 정책입니다. 서비스 설계 자체는 꽤 정교하게 되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은 채 운영되는 서비스는 없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용 대상이라면 꼭 한번 확인해 보시고, 주변에 필요한 분이 있다면 이 서비스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금융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bokjibank.or.kr/bokji/view.php?zipEncode===qpTvNt5vMBV1MjSXwy9q3yLXwztXgBHzsp052qRH2qLDwyMitm9qNBdTgAdnMDZzspTvNtHvMCHzspTvNtSvMDLXKB1jwDNzspTvNtUvNy1DMj90wDoHxzZzcmWytpTvNBFDxzPzNj9qgBLLMz5v2AMKtp0nxAm91DLLMvFv2zHbNjN1wA9CxzPzfDZLgBMG2yYfwztb3B01dAJjxyLnfCVrNj90wDorgBVzspTvNt0XwDKfMj90wDoDMB19wEM0tB150CKL2AM0wDojxzOnwDVzxpTvNtYvgAJv3B2zsB15eDODwAY1tB15eDODwAYzsB150y0vwpTvNtJrxzM0wDovMC1rhB1nwpTvNtLjxD0XwDJzsB15uzYf2y90wDovMCHnMjTvNt1rwz90wDovhzLzsB15Ky1nxpTvNtIv3CM0wDovwBVHwpTvNtL12BOzsB15uESLwBHzwpTvNt5XwATfMzM0wDorhB1nNBVnwpTvNt0XwDZ52BJzsB150AY92D90wDoTMCVDNjTvNtLzwAS1tB15uzMLgBMetpSfMvW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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